좋은 질문의 네 가지 재료
인공지능은 내 상황을 모릅니다. 사람에게 부탁할 때라면 표정과 앞뒤 대화로 전해질 정보가 글에 적히지 않으면 전혀 전달되지 않습니다. 그래서 짧은 질문에는 가장 평균적이고 밋밋한 답이 돌아옵니다. 아래 네 가지를 한두 문장씩만 적어도 답의 질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. 전부 채울 필요는 없지만, 답이 엉뚱하게 나왔다면 이 중 무엇이 빠졌는지부터 살펴보세요.
- 맥락: 나는 누구이고 어떤 상황인가
- 목표: 이 결과물로 무엇을 하려는가
- 형식: 길이·말투·항목 수·표 여부
- 조건: 꼭 넣을 것과 빼야 할 것
역할보다 상황을 설명한다
'너는 최고의 전문가야'라고 역할을 붙이는 방법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, 그것만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. 더 효과적인 것은 결과물을 읽을 사람과 쓰임새를 알려 주는 것입니다. 예를 들어 '회의 안내문 써 줘'보다 '처음 참석하는 신입 직원 열 명에게 보낼 회의 안내문, 장소와 준비물을 꼭 넣고 다섯 줄 이내로'라고 쓰면 무엇을 강조하고 무엇을 뺄지 판단할 근거가 생깁니다. 읽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말투와 난이도를 정합니다.
예시를 보여 주면 빨라진다
원하는 결과의 모양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면 예시를 한두 개 붙여 보세요. '이런 식으로'라며 짧은 견본을 보여 주면 말투, 길이, 구성을 한 번에 맞춰 줍니다. 상품 소개 문구를 여러 개 만들 때 마음에 드는 문구 하나를 보여 주거나, 표를 만들 때 첫 줄을 직접 채워 보여 주는 식입니다. 다만 예시를 너무 그대로 따라 해서 내용까지 비슷해질 수 있으니, '형식만 참고하고 내용은 새로 써 달라'고 덧붙이면 좋습니다.
큰 일은 단계로 나눈다
보고서 한 편을 한 번에 써 달라고 하면 그럴듯하지만 알맹이가 빈 글이 나오기 쉽습니다. 먼저 목차를 뽑게 하고, 목차를 내가 고친 뒤, 항목별로 하나씩 쓰게 하면 방향이 어긋나도 중간에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. 복잡한 문제도 마찬가지로 '먼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나열해 달라'에서 시작해 한 단계씩 진행하면 실수가 줄어듭니다. 단계를 나누면 어느 부분이 틀렸는지 찾기도 훨씬 쉽습니다. 답을 쓰기 전에 내 요구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먼저 요약해 달라고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. 이해가 어긋났다면 긴 답을 다 읽기 전에 바로 고칠 수 있습니다.
고쳐 달라고 할 때의 요령
첫 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. 이때 '다시 써 줘'만 반복하면 비슷한 답이 계속 나옵니다.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짚어 주세요. '너무 길다, 세 문장으로', '전문 용어를 빼고 중학생도 알게', '두 번째 문단의 예시를 우리 업종 이야기로 바꿔서'처럼요. 대화가 너무 길어지면 앞에서 정한 조건이 흐려지기도 하니, 그럴 때는 정리된 요구 사항을 들고 새 대화에서 다시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.
자료를 주고 그 안에서 답하게 하기
긴 문서를 요약하거나 문서 속 내용을 물을 때는 원문을 함께 주고 '이 자료에 있는 내용으로만 답하고, 자료에 없으면 없다고 말해 달라'고 적어 두면 지어낸 내용이 섞일 위험이 줄어듭니다. 답에 근거가 된 문장을 함께 보여 달라고 하면 원문과 대조하기도 쉽습니다. 질문과 자료가 섞이지 않도록 자료 앞뒤에 구분 표시를 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. 단, 붙여 넣는 자료에 개인정보나 회사 기밀이 없는지 먼저 확인하세요.
밋밋한 질문을 고쳐 보면
같은 부탁도 몇 단어를 더하면 답이 달라집니다. 왼쪽의 짧은 질문에 맥락과 형식을 더한 예입니다.
- '다이어트 식단 알려 줘' → '평일 점심은 회사 식당, 저녁만 직접 차리는 직장인의 일주일 저녁 식단을 표로'
- '이메일 써 줘' → '납품이 사흘 늦어진다는 사과 메일, 거래처 담당자에게, 대안 일정 두 개 포함, 정중하지만 짧게'
- '파이썬 설명해 줘' → '엑셀만 써 본 사무직이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려고 할 때 먼저 배울 것 다섯 가지'
흔한 실수
질문을 잘 써도 답의 사실 여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. 질문 기술은 답을 내 상황에 맞추는 기술이지, 정확도를 보장하는 기술이 아닙니다. 아래는 자주 보이는 실수입니다.
- 한 문장에 여러 요구를 섞어 일부가 빠진 걸 모른다
- 글자 수를 지정하고 결과를 세어 보지 않는다
- '틀리지 마'라고 쓰면 정확해질 거라 믿는다
- 앞 대화의 조건이 아직 유지된다고 가정한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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